B Builder로그
Builderlog ·미니앱 출시기 12 ·2026.07.09 ·2 분 읽기

출시 첫 주, 아무도 안 왔다 — 근데 그게 다 데이터였어요

#앱출시#제로트래픽#1인개발#출시후기#실패로그

출시 버튼 누르고 첫 주가 지났을 때 대시보드 숫자는 이랬어요. DAU 0, 신규 설치 0, 세션 0. 스크린샷 찍어뒀는데, 보기 싫어서 한동안 열지도 않았거든요. 근데 다시 꺼내보니까 — 이 0들이 의외로 말이 많더라고요.

아무도 안 왔다는 건, 아무도 몰랐다는 거였어요

처음엔 앱이 문제인 줄 알았어요. 버그를 다시 뒤졌고, 온보딩 플로우를 갈아엎을 뻔했죠. 근데 애널리틱스를 천천히 보니까 — 랜딩 페이지 유입 자체가 없었어요. 앱이 별로인 게 아니라, 존재를 모르는 거였던 거예요.

0이 준 첫 번째 정보: 제품 문제가 아니라 유통 문제.

아무도 안 쓴다는 건 나쁜 제품이라는 뜻이 아니에요. 그냥 아무도 모른다는 뜻일 수도 있어요.

설치한 세 명이 진짜 데이터였어요

첫 주 설치 0이 아니었어요. 정확히는 3이었어요. 저 포함하면 2명. 한 명은 아마 지인이겠죠. 근데 그 두 명의 세션 로그가 생각보다 촘촘했어요. 어떤 화면에서 멈췄는지, 어디서 나갔는지 다 찍혀 있었거든요.

두 세션 다 편의점 카테고리 필터를 누른 뒤 목록 화면에서 이탈했어요. 저도 직접 써보니까 알겠더라고요 — 로딩이 1.8초 걸렸어요. 체감상 앱이 죽은 것처럼 느껴지는 길이였죠. 대규모 테스트가 없어도, 두 세션이 같은 곳에서 나갔으면 그게 답인 거예요.

n=2도 패턴이 겹치면 무시할 수가 없더라고요.

조용한 한 주가 고쳐준 것들

0에 가까운 지표 덕분에 저는 오히려 고요하게 고칠 수 있었어요. 사용자가 많았으면 리뷰 대응에 치였겠죠. 아무도 없으니까, 로딩 최적화도 하고 빈 화면 문구도 다시 썼어요.

출시 첫 주에 뭔가를 바꿨다는 게 — 솔직히 그 전 6개월 개발할 때보다 배운 게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진짜 환경에서 혼자 도는 앱을 보는 건 다르더라고요. 시뮬레이터에선 안 보이던 것들이 튀어나왔으니까요.

사용자 없는 첫 주는 낭비가 아니라, 공개 베타의 조용한 버전이었어요.

실패 로그를 공개하는 이유

부끄러워서 묻어두고 싶은 숫자들이에요. 근데 다음 편에서 “그래서 이렇게 달라졌어요”라고 말하려면, 지금 이 바닥을 기록해둬야 했어요. 0에서 시작했다는 걸 남겨두지 않으면, 나중에 제가 봤을 때도 얼마나 올라온 건지 모르니까요.

수치가 창피하다고 로그를 지우면, 내가 뭘 고쳐서 달라진 건지도 영원히 모르게 되는 거더라고요.

한 줄로 정리하면

0이라는 숫자는 실패 판정이 아니라 진단의 시작점이었어요.

다음 편은 로딩 1.8초를 0.4초로 줄이면서 겪은 일들 — 최적화가 생각보다 야크털 깎기였던 이야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