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번 노출, 설치 0: 런치 퍼널의 각 단계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출시 첫날, 앱스토어 노출 47회에 설치는 정확히 0건이었어요. 전환율을 계산할 수가 없었습니다. 0으로 나눌 수는 없으니까요.
숫자가 들어오기 시작했을 때
사실 처음엔 대시보드를 새로고침하면서 뭔가 올라오겠지, 라고 생각했어요. 앱스토어 커넥트 분석 탭은 리얼타임이 아니라 하루 이틀 딜레이가 있다는 거 알면서도, 계속 새로 고쳤습니다.
3일 후 숫자가 쌓이고 나서야 전체 그림이 보였어요.
- 노출(Impressions): 47회
- 제품 페이지 조회(Product Page Views): 3회
- 다운로드: 0건
노출 대비 페이지 조회율이 6.3%, 그리고 페이지 조회 대비 설치율이 0%. 두 개의 바닥이 있었는데 저는 두 번째 바닥만 보고 있었던 거예요.
첫 번째 누수: 47명이 봤는데 44명이 그냥 지나쳤다
노출 47회 중 44명이 앱 아이콘을 보고 멈추지 않았어요. 이게 첫 번째 구멍이었습니다.
아이콘이랑 앱 이름 두 가지밖에 없는 상황에서 클릭을 유도해야 하는데, 저는 아이콘을 Figma로 대충 두 시간 만에 만들었어요. 편의점 봉투 이모지를 배경에 깔았고, 앱 이름은 기능 설명 그 자체였습니다. 카테고리 내 비슷한 앱들이랑 나란히 놓이면 딱히 멈출 이유가 없는 비주얼이었어요.
아이콘은 광고판이 아니라 엄지손톱 크기의 의사결정 버튼이더라고요.
비교군을 만들어보려고 같은 카테고리 상위 15개 앱의 아이콘을 스크린샷으로 늘어놨어요. 4개는 색이 강렬하고 심볼이 단순했고, 나머지 11개는 텍스트를 아이콘 안에 넣었는데 제 것보다 오히려 잘 보였습니다. 저는 이도 저도 아니었어요.
두 번째 누수: 들어온 3명도 그냥 나갔다
페이지 조회 3회, 설치 0건. 이 구간에서는 스크린샷과 설명 문구가 전부예요.
저는 스크린샷을 5장 넣었는데, 전부 앱 UI 그대로였습니다. 기능이 뭔지는 알 수 있어도, 이걸 왜 써야 하는지가 없었어요. “1+1 행사 편의점 체크”라는 문구를 첫 번째 스크린샷 아무 데나 박아놨는데, 폰트 크기가 작아서 목록 썸네일 사이즈로 보면 거의 안 읽혔어요.
첫 줄 설명 텍스트도 문제였어요. 170자 제한 안에서 기능을 다 설명하려다 보니 첫 문장이 “편의점 1+1 행사 상품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앱입니다.”였거든요. 읽고 나서 설치 버튼으로 손이 가는 문장이 아니었어요.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앱"이라는 말은 세상의 모든 앱에 붙일 수 있어서,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거와 같더라고요.
47이라는 숫자 자체가 작다
진짜 문제를 인정해야 할 부분이 여기예요. 47이라는 노출 자체가 유의미한 수치가 아니에요.
앱스토어 검색 기반으로 발견되려면, 키워드 최적화와 초기 설치 수가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한다는 게 통설인데, 저는 소셜도 없고, 체험단도 없고, 별도 유입 채널이 전혀 없었습니다. 런치 당일 외부 공유를 딱 한 번 했고, 그게 링크 클릭 2건을 만들었어요. 47회 노출 중에서 자연 검색으로 온 게 몇 건인지도 불투명해요.
출시 비용 정리하면: ASO 툴 무료 플랜, 애플 개발자 계정 연 $99, Figma 무료 플랜, TestFlight 베타 테스터 지인 3명. 총 $99 들여서 47회 노출, 0 설치. 노출당 비용으로 치면 약 2,700원인데, 이게 마케팅인지 기부인지 헷갈렸어요.
퍼널을 고치기 전에, 퍼널에 물이 흐르게 해야 한다는 걸 거꾸로 배웠어요.
이제 뭘 고칠지는 보인다
좋은 점이 하나 있다면, 실패가 단계별로 쪼개진다는 거예요. 아이콘/이름 클릭률 문제, 페이지 내 전환 문제, 노출 자체의 볼륨 문제 — 이 세 가지는 각각 다른 레버예요.
당장 이번 주에는 아이콘을 다시 만들 거예요. Figma로 4가지 버전을 뽑아서 지인 5명한테 카카오톡으로 “이 중 어떤 앱 눌러볼 것 같아요?”라고 물어볼 계획입니다. 비용: 시간 3시간, 카카오톡 데이터.
그리고 스크린샷 첫 장에는 UI 대신, “이번 주 편의점 1+1 뭐가 있는지 아세요?”라는 문장 한 줄만 넣어볼 거예요.
47회 노출에 설치 0건은 퍼널 한 군데가 아니라 세 군데가 동시에 막혀있던 결과였고, 덕분에 고쳐야 할 순서는 오히려 명확해졌어요.